얼마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감정 그래프를 한 번 그려보기로 했습니다. 그저 하루(일과중)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감정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관찰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그 과정중에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. 처음엔 감정의 상태를 어떻게 수치화 해야하는지가 고민이었는데 이 수치는 무시하고 "지금 현재 상태가 '이정도'라고 치고..." 라며 그저 흐름만 그리기로 했습니다. 그런데 매 시간 점을 찍으면서 "현재 내 감정이 이렇게 안좋은건가? 아니야, 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."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감정 조절을 하고 있었습니다. 그 과정을 겪으며, 감정의 흐름을 관찰하고자 하는 처음의 시도가 감정 조절이라는 과정으로 변이되어 가는걸 느꼈습니다. 결과적으로 그 날 퇴근 무렵에는 이전에 비해서 스트레스를 덜 받았던 것 같습니다. 그리고 그 후에 생각을 해보며 다음과 같은 상반된(잠정적인, 어이없는?) 결론을 내렸습니다.
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실제 느끼는 감정보다 더 나쁜 것처럼 나를 속이고 있었다.
실제 느끼는 감정은 더 나쁘지만 감정 그래프를 그리며 더 나쁘지 않은 것처럼 나를 속이고 있었다.
두 개의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. "바로 나를 속이고 있었다"라는 것입니다. 그렇다면 여기에서 나오는 또 다른 결론은 감정이라는 놈은 실제로 느끼는 것 이상으로 나를 속이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고 만약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속이는 것도(긍정적으로)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.
<그 날 포스트잇에 그렸던 감정 그래프>
애자일 프로젝트에서는 팀원들의 감정을 살피기 위해 감정 그래프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얼핏 들었던(봤던?) 것 같은데 꼭 팀이 아니더라도 감정 그래프를 활용해보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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